복지이야기 게시판

호칭과 존중, 말은 마음을 이어주는 다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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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칭과 존중, 말은 마음을 이어주는 다리입니다

옛 성현의 지혜에서 오늘의 사회복지를 생각하다

복지이야기 제1편 | 인권과 존중

우리는 사람을 부를 때 다양한 호칭을 사용합니다.

‘○○님’, ‘○○씨’, ‘○○선생님’, ‘○○야’처럼 서로를 부르는 말에는 예의와 존중, 친밀함과 관계의 역사가 담겨 있습니다.

사회복지 현장에서는 이용자의 인격과 존엄성을 존중하기 위해 정중한 호칭 사용을 권장합니다. 이러한 노력은 매우 중요합니다.

그런데 한 가지 생각해 볼 것이 있습니다.

존중은 어떤 호칭을 사용하느냐에 따라 결정되는 것일까요? 아니면 그 말을 주고받는 사람들의 마음과 관계 속에서 이루어지는 것일까요?

옛 성현들의 가르침을 통해 함께 생각해 보고자 합니다.


1. 공자-존중은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것입니다.

2. 맹자-가족에게 베푸는 마음을 이웃에게까지 넓힙니다.

3. 공자-예절은 형식뿐 아니라 마음을 함께 살피는 것입니다.

4. 노자-부드러움은 관계를 이어주는 힘입니다.

5. 예수-사랑은 말에 머무르지 않고 행동으로 나타납니다.

6. 오늘의 사회복지-호칭의 기준보다 먼저 생각할 것

7. 말은 마음을 이어주는 다리입니다.


1. 공자 — 존중은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것입니다

己所不欲 勿施於人

기소불욕 물시어인

자신이 원하지 않는 일을 다른 사람에게 하지 말라.

— 공자, 『논어』 「위령공」 제24장

공자의 가르침은 다른 사람을 대할 때 자신의 기준만을 앞세우지 않고, 상대방의 입장을 헤아리는 태도의 중요성을 생각하게 합니다.

우리는 예의를 갖추기 위해 ‘님’이라는 존칭을 사용합니다. ‘씨’ 역시 상대방에게 예의를 표현하는 존칭입니다. 반면 ‘야’는 존칭은 아니지만, 오랫동안 친밀하게 지내 온 사람 사이에서는 정겨운 부름말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같은 표현이라도 상대방에 따라 다르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누군가에게는 ‘님’이 편안하고 존중받는 느낌을 줄 수 있지만, 다른 누군가에게는 오랫동안 불려 온 이름이 더 친근하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내가 어떤 말을 사용하고 싶은가보다 상대방이 그 말을 어떻게 받아들이는가를 살피는 일입니다.

존중하는 마음으로 사용한 표현이라 하더라도 상대방이 불편함을 느낀다면 그 마음을 이해하고 표현을 바꿀 수 있어야 합니다.

존중은 내가 정한 기준을 상대방에게 적용하는 것만이 아니라, 상대방의 마음을 헤아리는 데서 시작됩니다.

2. 맹자 — 가족에게 베푸는 마음을 이웃에게까지 넓힙니다

老吾老以及人之老 幼吾幼以及人之幼

노오노이급인지노 유오유이급인지유

내 집안의 어른을 공경하는 마음을 다른 사람의 어른에게까지 넓히고, 내 아이를 사랑하는 마음을 다른 사람의 아이에게까지 넓혀라.

— 맹자, 『맹자』 「양혜왕 상」

맹자는 가족 안에서 시작된 사랑과 배려가 다른 사람에게까지 확장되어야 한다고 가르칩니다.

사회복지 현장에도 이와 같은 관계가 존재합니다.

어린 시절부터 오랜 세월을 함께 보내며 성장한 이용자들이 있습니다. 이용자와 종사자뿐 아니라 가족들 사이에도 신뢰와 친밀함이 형성되기도 합니다.

함께한 시간이 길어지면서 서로를 부르는 말에도 자연스럽게 관계의 역사가 담깁니다.

가정에서 자녀를 부르는 말이 반드시 존칭일 필요는 없습니다. 이름을 부르고, 때로는 다정하게 말을 건네며 서로의 마음을 나눕니다.

이러한 친밀함이 복지 현장에서도 따뜻한 관계를 형성하는 바탕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가족과 같은 마음으로 대한다는 것이 상대방을 가족처럼 마음대로 대해도 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특히 어린 시절부터 알고 지낸 이용자라 하더라도 성인이 된 현재의 생각과 선호를 존중해야 합니다. 오랫동안 사용해 온 호칭이라도 본인이 원하지 않는다면 바꾸는 것이 마땅합니다.

가족처럼 사랑하되, 한 사람의 독립된 인격체로 존중하는 것.

이것이 사회복지 현장에서 친밀함과 존중이 함께 이루어지는 모습일 것입니다.

3. 공자 — 예절은 형식뿐 아니라 마음을 함께 살피는 것입니다

人而不仁 如禮何

인이불인 여례하

사람이 어질지 못하다면 예를 갖춘들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 공자, 『논어』 「팔일」 제3장

공자는 예절의 형식과 그 바탕이 되는 어진 마음의 관계를 생각하게 합니다.

예절은 공동체가 서로를 존중하며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약속입니다. 사회복지시설에서 적절한 호칭에 관한 기준을 마련하는 것도 이러한 관점에서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예절을 실천하는 과정에서도 그 본래의 목적을 잊지 않아야 합니다.

예를 들어 이용자를 존중하기 위해 ‘님’이라는 호칭을 사용하도록 권장하면서, 이를 따르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종사자를 감정적으로 질책한다면 어떨까요?

이용자에 대한 존중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종사자에 대한 존중이 충분히 실천되지 못하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호칭 사용에 대한 교육과 지도는 필요합니다. 다만 그 과정 역시 이해와 배려를 바탕으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우리가 지향하는 것은 규칙을 지키게 하는 것에서 나아가, 그 규칙이 만들어진 이유를 이해하고 스스로 실천하는 문화이기 때문입니다.

존중을 가르치는 말에도 존중이 담겨 있어야 합니다.

4. 노자 — 부드러움은 관계를 이어주는 힘입니다

上善若水

상선약수

가장 높은 선은 물과 같다.

— 노자, 『도덕경』 제8장

노자는 물을 통해 자신을 내세우지 않으면서 다른 존재를 이롭게 하는 삶의 태도를 이야기합니다.

물은 일정한 모양을 고집하지 않고 그릇과 지형에 따라 모습을 달리합니다.

우리가 사람을 대하는 방식도 이와 비슷하게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사회복지시설에는 서로 다른 성격과 경험, 의사소통 능력, 관계의 역사를 지닌 사람들이 함께 생활합니다.

모두에게 적용할 수 있는 기본적인 원칙은 필요하지만, 모든 사람을 똑같은 방식으로 대하는 것이 언제나 적절한 것은 아닙니다.

누군가는 격식을 갖춘 표현에서 존중을 느끼고, 누군가는 친근한 말투에서 안정감과 신뢰를 경험합니다.

따라서 정중한 호칭 사용을 기본으로 하면서도 개개인의 특성과 의사를 고려하는 유연한 태도가 필요합니다.

유연함은 원칙이 없다는 뜻이 아닙니다. 사람을 존중한다는 원칙을 지키기 위해 방법을 조정하는 것입니다.

원칙은 분명하게 세우되, 그 원칙을 실천하는 방법에는 사람을 향한 유연함이 필요합니다.

5. 예수 — 사랑은 말에 머무르지 않고 행동으로 나타납니다

우리가 말과 혀로만 사랑하지 말고 행함과 진실함으로 하자.

— 성경, 요한일서 3장 18절 (개역개정)

성경은 사랑이 말에만 머물러서는 안 되며, 진실한 행동으로 나타나야 함을 가르칩니다.

이 가르침은 사회복지 현장에서도 생각해 볼 가치가 있습니다.

우리는 이용자에게 존칭을 사용하면서도 정작 이용자의 의견을 충분히 듣지 않을 수 있습니다.

정중한 말투로 대화하면서도 이용자가 원하는 활동이나 선택을 일방적으로 결정할 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친근하게 이름을 부르면서도 이용자의 표정과 감정을 세심하게 살피고, 어려움이 있을 때 곁에서 함께하며, 자신의 삶을 선택할 수 있도록 돕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물론 좋은 행동을 한다는 이유로 상대방이 원하지 않는 호칭을 사용해도 된다는 것은 아닙니다.

말과 행동은 서로를 보완해야 합니다.

따뜻한 말에는 진실한 행동이 따르고, 진실한 행동에는 상대방을 배려하는 언어가 함께해야 합니다.


6. 오늘의 사회복지 — 호칭의 기준보다 먼저 생각할 것

사회복지시설에서 공통된 호칭 기준을 마련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입니다.

특히 성인 이용자에게 정중한 존칭을 사용하는 것은 나이에 걸맞은 인격적 대우를 실천하는 중요한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특정 표현만을 존중의 유일한 기준으로 삼는 것은 신중하게 생각할 필요가 있습니다.

‘님’은 존중을 표현하는 방법이며, ‘씨’ 역시 예의를 갖춘 표현입니다. ‘야’와 같은 친근한 부름말은 상대방의 나이와 의사, 관계 및 상황에 따라 적절성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용자와 종사자 모두가 존중받는 언어문화를 위해 다음의 사항을 함께 고려하면 좋겠습니다.

  • 존중의 기본: 성인 이용자의 인격에 적합한 정중한 호칭 사용을 지향합니다.

  • 관계의 이해: 개인마다 다른 관계의 역사와 친밀함을 이해합니다.

  • 당사자의 의사: 이용자가 선호하는 호칭과 표현 방식을 우선적으로 고려합니다.

  • 상호 존중: 호칭에 관한 교육과 지도에서도 종사자의 인격을 존중합니다.

  • 실천의 일치: 호칭뿐 아니라 말투, 표정, 행동, 경청, 자기결정권 보장을 통해 존중을 실천합니다.

이러한 기준은 서로 대립하는 것이 아닙니다.

공통의 원칙을 마련하면서도 사람마다 다른 관계와 상황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7. 말은 마음을 이어주는 다리입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수많은 사람과 관계를 맺습니다.

어떤 사람과는 처음 만나 정중하게 인사를 나누고, 어떤 사람과는 오랜 세월을 함께하며 이름만 불러도 서로의 마음을 이해하게 됩니다.

관계가 깊어질수록 말에는 함께한 시간과 기억이 쌓입니다.

그러나 친밀함이 깊다고 해서 언제나 상대방의 마음을 모두 알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가 서로의 마음을 계속 살펴야 하는 이유입니다.

말은 단순히 상대방을 부르는 소리가 아닙니다. 서로의 생각과 감정을 전하고 마음을 이어주는 소중한 수단입니다.

호칭은 존중의 시작이 될 수 있지만, 존중의 전부는 아닙니다.

존중은 상대방의 말을 듣고, 마음을 이해하며, 선택을 인정하고, 한 사람의 인격을 소중하게 대하는 일상 속에서 완성되어 갑니다.

우리는 존칭을 사용하는 사람을 넘어, 사람을 존중하는 사람이 되고자 합니다.

함께 생각해 봅니다

우리가 사용하는 호칭은 상대방에게 어떤 마음으로 전달되고 있을까요?

오랫동안 익숙하게 사용해 온 표현이라도 상대방의 생각이 달라졌다면 기꺼이 바꿀 수 있을까요?

이용자를 존중하기 위한 우리의 언어와 행동에는 종사자에 대한 존중도 함께 담겨 있을까요?

그리고 우리는 존중을 말하는 만큼 일상에서 실천하고 있을까요?

정답을 서둘러 정하기보다 이러한 질문을 함께 나누는 과정 자체가 더 나은 복지를 만들어 가는 출발점이 될 것입니다.

“말은 마음을 이어주는 다리이며, 존중은 그 다리를 통해 서로에게 다가가는 일입니다.”


이 글은 동서양의 고전과 성경에 담긴 가르침을 참고하여, 사회복지 현장에서 호칭과 존중의 의미를 함께 생각하고자 작성한 글입니다. 고전의 말씀은 해당 시대의 사상적 맥락을 가진 것으로, 오늘날 사회복지에 관한 해석은 필자의 관점입니다.

참고 문헌

  • 공자, 『논어』 「위령공」 제24장, 「팔일」 제3장

  • 맹자, 『맹자』 「양혜왕 상」

  • 노자, 『도덕경』 제8장

  • 『성경』 요한일서 3장 18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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